[이준표기자]  에피소드, 입담 등 흥미진진 스토리들이 종횡무진 전편을 누빈 결과 그야말로 '말 많고' 이야기거리 많았던 한판 신명나는 주말의 축제 분위기였다. 시청자들을 즐겁게 인도했던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이야기다.

지난 9일 방영된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프로는 평소에는 노래와 음악만의 스테이지를 주로 선보였나, 이번에는 특이하게 말과 표현이 풍성했던 '말, 말, 말'의 화려한 한 바탕 잔치였다.

출연자가 (즉 출연자들 입이) 두 배로 늘어난 점이  첫째 이유로 꼽힌다. 두번째로는 이들이 뉴페이스이어서  처음 소개하고, 또 대화를 시도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세번째로는 듀엣들은 더 많은 창의성과 기획력이 필요하고, 또 상호 진행방식을 조율하려면 그만큼 대화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

그중 가장 인상적인 멘트는 인순이가 먼저 자리를 뜬 김도향을 생각하며 “'우리는 즐겼다. 너도 애썼다' 라고 선배님이 말씀하실 것이다" 라는 대목이다. 인순이는 김도향과의 맛깔 나는 2중창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으나, 다른 경쟁자들의 '용쟁호투'가 무차별적으로 펼쳐져 성적은 5위로 밀렸다. 

매니저를 맡은 박명수는  “선배님이 떠나실 때 1위가 예상된다고 내가 말씀드렸는데 ,,,”라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진솔하게  무대와 인생을 관조하며 노래를 즐긴 이들 대가들의 무대에는 큰 박수와 함께 오래 여운이 남았다.   

김경호는 항상 너무 긴장해 탈이었는데 집에서 가족이 함께 방송을 보면서도 떨었다. 김경호 커플이 분위기 있게 서로 주고 받으며 듀엣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한 매니저는 "21세기의 서수남과 하청일"이라고 하여 폭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 김경호 듀엣의 무대 사진 ⓒMBC화면캡처

자우림과 백현진의 무대는 이미 포고가 내린 바 대로 실험적이었으나  큰 무리는 없었다. 오리려 잔잔한 재미를 추기해주어  청중단들의 마음에 흡족히 젖어들었다. 아낌없는 박수가 객석에서 흘러나왔다.

그들이 채택한 노래는 대중적이었지만 자우림의 듀엣 파트너 백현진은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고 할 정도로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생소한 인물이기도 했다.. 음악은 독한 맛과 분위기를 풍기는 강한 소리를 지향하고 있었다.  그의 실력부터 외모까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처음 출연 장면에서는 베일에 덮혀 있었다., 백현진 선배는 인디밴드 1세대라고 할 수 있다. 

결과가 발표된 후 김윤아는 4위에 대해 “1위보다 값진 4위다” 라고 안심 표정을 날리며, “이번 무대는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백현진 선배가 무대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거기에 점수를 많이 준 듯싶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새로 선보인 가수조규찬

"하나, 둘, 셋!"

윤민수는 듀엣 파트너로 큰 무대를 함께 만든 빅마마의 이영현에 대해서 “나처럼 마이크를 삼키는 분이예요”라고 소개했다. 윤민수보다도 더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 이형현 덕분에 윤민수 듀옛은 3위를 했다.

윤민수의 표정은 의외의 발표에 잠시 얼덜떨했다. 한편 첫 출연한 조규찬 (듀엣 박기영)은 비록 7위이지만 탄탄한 음악실력을 과시했다.  나가수의 분위기와 진행요령만 빨리 터득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었다. 무엇보다도 그의 젠틀한 매너가 시선을 끌었다. 시작과 끝에 듀엣 파트너와 객석에 인사하기 위해 하나, 둘, 셋을 세는 천진난만한 모습이 카레라에 포착되어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도전자들 중에는 평소 경쟁 순위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대단했는데,  이번에는 듀엣 파트너들 몫까지 두 배의 걱정을 맡아서 하니 그 무게가 두배라고 고백하는 사람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