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담합 금지 지시가 있은 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삼성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입찰 담합 행위가 적발됐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탈레스, LIG넥스원, STX엔진, 한화가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2009년 2월 12일 장보고-Ⅲ 전투체계 및 소나체계 시제/시제협력업체 선정입찰 5건에 대한 입찰담합행위 사실을 적발하고 삼성탈레스 26억 8,000만원, 엘아이지넥스원 24억 7,000만원, 에스티엑스엔진 4억 3,000만원, 한화 4억 1,000만원 등 총 59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담합 적발과 관련 “담합은 사장 책임”이라며 강하게 질책한지 불과 보름만에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탈레스가 담합 혐의로 적발된 것이다.

이 후 삼성그룹은 담합을 명백한 해사행위라고 규정하고 사장 이하 철저한 책임자 문책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의지가 삼성탈레스에 어떻게 적용될지 두고볼 일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탈레스와 LIG넥스원은 장보고-Ⅲ 전투체계 시제업체 입찰에 삼성탈레스가, 소나체계 시제업체 입찰에 LIG넥스원이 각각 단독으로 입찰하기로 합의했다.

또 LIG넥스원, STX중공업, 한화는 소나체계 관련 담합을 통해 체계 종합시제와 선측배열센서 개발에는 LGI넥스원이, 선체부착형능수동센서에는 STX엔진이, 예인선배열시스템에는 한화가 각각 단독입찰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장보고 사업은 국방부가 세계 어느 국가와의 전쟁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최강의 잠수함을 설계에서부터 건조까지 제작함으로서 세계 최고의 잠수함 건조능력을 보유하기 위해 국방예산 2조7,000억원이 투자된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편 국방분야 담합행위는 재벌사들이 이같은 국방예산을 눈먼 돈 따먹듯 담합해 나눠가지기를 시도한 것으로 불량 K-9 자주포 불량과 훈련용 대전차 유도탄 불량 등 국내 무기체제의 불량품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