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진 기자]프로배구 KEPCO 구단의 수비 전담 리베로로 활약했던 염모(30)씨가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최근 검찰에 구속되면서 배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염씨는 2009-2010시즌 불법 도박에 연루된 브로커 강모(29)씨의 청탁을 받아 2010년 2월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전에서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해 소속팀이 경기에서 패하도록 유도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이 외에도 3~4차례 승부조작에 가담한 뒤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거액을 베팅한 후 수익금을 나눠 가진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이번 승부조작 사건이 염씨가 지난해 7월 현역에서 은퇴를 선언한 이유일 것이라고 추정되면서 구단이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은퇴를 권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KEPCO 측은 “승부조작과 관련이 있는 것을 알고 은퇴를 권유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염씨의 기량이 부족한 것으로만 알았지 경기 중 고의로 실수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염씨가 소속돼있던 구단 KEPCO는 2011-2012시즌 ‘제2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8일 현재 16승 9패를 거두며 4위를 달리고 있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태였으나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리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검찰은 염씨 등이 “다른 선수들도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어 같은 소속 구단 현직 선수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현직 선수의 구체적인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KEPCO 측은 선수에게 직접 물어보았지만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프로배구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KOVO)도 이번 승부조작 사태로 큰 충격에 빠졌다. 연맹은 각 구단에 승부조작과 관련한 철저한 자체 조사를 당부하고 검찰의 공식 발표가 나오는 대로 후속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