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근 기자] 전북경찰은 사건현장에서 곤충을 이용해 부패시체의 사망시간, 원인, 장소를 추정할 수 있는 ‘법곤충 감식 현장 매뉴얼’을 전국 최초로 발간했다.

그동안 사건현장에서는 법의학에 따라 시체의 상태를 관찰해 사망의 원인과 사후경과시간 등 추정했지만 시체가 부패 되었을 때는 수사의 한계성을 드러냈다. 따라서 전북경찰은 법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9년에 계절별 돼지사체에 유인되는 곤충 및 파리종 확인 실험을 시작했다.

곤충은 시체부패에 직․간접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외국의 경우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단계에 있지만 국내에서는 실험을 통한 체계적인 연구가 실시되지 않아 불모지와 다름없었기에 이번 법곤충 감식 현장 매뉴얼‘의 발간이 과학수사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법곤충 감식 현장에서 매뉴얼 적용 사례를 보면 지난 2010년 6월 16일 침실에서 반듯하게 누워 부패된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변사자 우측 옆구리와 상의 안에서 다수의 구더기들이 먹이 활동을 하고 일부는 시체를 떠나 방바닥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이 구더기들은 실체현미경으로 동정결과 3령의 구리금파리로 판정됐다.

이로써 변사현장과 동일한 온도, 습도의 환경조건을 맞춘 인큐베이터에서 현장의 구더기를 성충(파리)까지 사육해 그 기간을 파악하고 성충까지 성장하기 위한 누적적산온도값(ADH)을 산출한 결과 사망시간을 추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