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민 기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전국은행연합회 박병원 회장과 18개 국내 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권 원장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사회공헌활동, 서민금융 지원 내실화 등에 주도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권 원장은 현재 범정부적으로 추진 중인 불법 사금융 척결 노력이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제도권 금융회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과 금융소비자 권리 보호와 관련해 금융상품 개발․판매 등 은행업무 전반을 고객 권익이 우선되는 방향으로 전면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스마트폰뱅킹 등 전자금융거래 급증에 대응해 IT시스템의 안전성․보안성을 높이고 고객정보가 보이스 피싱 등 금융범죄에 이용되지 않도록 개인정보 보호에 유념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권 원장은 우리 경제 미래에 잠재 불안요인인 가계부채 문제의 연착륙을 위해 대출구조의 개선 등에 적극 나서고 기업 구조조정 문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줄 것을 강조하고 국제적 금융규제 개편에 대비해 장기 자기자본 확충 및 자산부채 재조정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권 원장의 이러한 당부에 대해 은행장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전세계적으로 금융 패러다임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금융의 공공성 제고와 사회적 책임 이행이 은행권의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와 함께 은행장들은 “우리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경제 양극화가 진행되는 속에서 제도권 금융에 대한 접근 제약 등으로 취약계층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 은행들은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은행에 부여된 사회적 책임과 공공적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소비자 중심의 경영․영업 문화 확립, 경제 양극화 해소,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로부터의 소비자 보호 방안, 가계부채 해결 방안 등에 대해 합의하기도 했다.

다음은 전국은행연합회에서 발표한 간담회 합의 사항 전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전세계적으로 금융 패러다임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금융의 공공성 제고와 사회적 책임 이행이 은행권의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경제 양극화가 진행되는 속에서 제도권 금융에 대한 접근 제약 등으로 취약계층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은행들은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은행에 부여된 사회적 책임과 공공적 역할을 다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사안에 합의하였습니다. I. 은행업무 전반에 걸쳐 소비자 중심의 경영․영업 문화가 확립되도록 업무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1-1 은행연합회 또는 은행별 TF를 구성하여 고객 이익에 부합되고 눈높이에 맞는 설명이 이루어지도록 금융상품의 설계․판매․사후관리 등 업무전반의 내용과 절차를 개선하겠습니다. 1-2 정부의 불법사금융 척결 노력이 실효성을 얻을 수 있도록 새희망홀씨 등 저소득․저신용층에 대한 대출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3 포괄근저당, 연대보증 등 불합리한 업무관행을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하고 금리․수수료 결정 과정과 공시의 투명성을 높이겠습니다. 1-4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의 불건전 영업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Ⅱ. 경제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고 금융의 신뢰 회복을 위하여 은행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2-1 사회공헌활동 지원 규모를 은행별 수익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확대하고 은행별 중점 분야 선정 등 차별화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2-2 6월부터 추진하기로 한 청년․대학생 고금리 대출의 저금리 대출로의 전환을 조기 집행하여 취약계층의 애로와 원리금 상환부담을 덜어드리겠습니다. 2-3 신규 성장분야*에 젊은 인재 충원 등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교육․실업문제 해소에 도움이 되도록 고졸 채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 (예시) 스마트금융확산에 따른 IT개발․정보보안, 고령화 진전에 따른 금융상품개발․자산관리, 해외진출 등 2-4 법인카드 포인트 기부 등을 통한 저신용․저소득 금융피해자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일부 금융권에서 행하고 있는 소액 기부 운동을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Ⅲ. 보이스피싱, 해킹 등 금융범죄 증가에 대응하여 고객의 정보 및 재산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습니다. 3-1 적극적인 대고객 홍보 등을 통해 마그네틱카드의 IC카드로의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3-2 IT 보안사고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IT 보안 인프라 및 내부통제 개선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겠습니다. 3-3 개인정보의 수집, 유출, 오남용 방지를 위한 개인정보보호 수준 향상 및 공인인증서 해킹방지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Ⅳ. 우리 경제의 잠재적 위험요소로 지목받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계대출 구조의 질적 개선에 노력하겠습니다. 4-1 은행별로 기수립한 고정금리․비거치식 대출비중 확대 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주택담보대출 만기의 장기화를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4-2 자영업자․다중채무자 등의 채무상환능력 악화 가능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만기연장시 계약조건 변경이나 채무재조정 등을 통해 가계부채 문제를 잘 관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Ⅴ.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대비하여 국내 기업의 체질 개선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5-1 대기업 및 취약업종에 대해 엄정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하고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부실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겠습니다. 5-2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 추진을 통해 조기정상화에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Ⅵ. 경제 기반을 건실하게 하고 상생의 금융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일시적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6-1 중소기업대출 부실에 대한 면책제도를 활용하여 여신 관행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겠습니다. 6-2 금년 6월부터 시행되는 동산담보법에 따라 동산담보대출이 조기에 정착․활성화되도록 노력하여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