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민 기자] 37년 전 방위병 전역기록이 누락됐더라도 인우보증 등으로 사실 확인이 가능하다면 소집해제를 명령해 전역 처리하라는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의 권고가 나왔다.

최근 권익위는 도로환경미화원으로 19년 6개월 간 인천시 서구청에서 기간제근로자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12월 정년퇴직한 안 모씨가 퇴직금 정산과정에서 방위병 소집해제 명령이 되지 않아 군 복무기간이 재직기간에 합산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제기한 민원에 대해 이같이 권고했다.

이에 따라 안씨는 37년 만에 전역처리를 받게 되면서 퇴직금도 재정산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씨의 민원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권익위는 안씨와 함께 방위병으로 군 복무한 동료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안씨 외에도 1975년에 군복무를 마친 동료 방위병 복무자 4명이 소집해제명령이 누락되는 등 각종 병적기록이 잘못 기록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소집해제 명령이 누락된 것은 육군과 병무청의 책임으로 볼 수 있으므로 안씨의 방위병 소집해제를 명령해 병적기록을 고쳐주고 도로환경미화원 재직기간에 방위병 복무기간을 합산토록 하라”고 육군본부와 강원지방병무청, 인천 서구청에 각각 시정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병적을 잘못 관리한 육군과 병무청은 권익위의 권고를 적극 수용해 병적기록을 정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안씨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인천 서구청은 퇴직금 재정산 절차 및 법령 등을 고려해 수용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권익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시정권고가 수용되면 앞으로 병적기록이 누락됐거나 잘못 기록돼 군 복무를 인정받지 못한 사례에 대해 군 복무기간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