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원 기자] 금융자본과 금융회사들의 탐욕스러운 행태에 대한 비난으로 출발한 미국 월가(街)점거 시위가 국내까지 확산된 가운데 이는 금융회사들의 잇속챙기기 뿐만 아니라 빈부격차와 높은 실업률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역기능을 비난의 대상에 올려놓았다.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한국판 월가(街) 점거 시위 계획을 발표한 금융소비자협회,금융소비자권리찾기연석회의와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은 오는 15일 집회 개최의 이유를 밝히며 이후 오후 6시 서울광장에 모여 현 금융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민생 관련 현안 전반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는 '1%에 맞선 99%' 집회에 동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한국판 월가(街) 점거, 'Occupy 여의도' 시위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일로에 있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발에 기인한다. 그러나 서민경제를 누르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뭉쳐질 경우 단발성 시위로 그치던 문제들이 이번 'Occupy 여의도'를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져 제2,제3의 촛불 집회로 이어질 수 있어 자칫 보혁(保革)대결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성난 미국시민들의 점거투쟁이 한창이다. 99%의 시민들이 1%도 채 되지 않는 월가의 탐욕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거리로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비단 미국만의 것이 아니다.

한국의 금융시장 역시 세계적 금융투기자본의 영향 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개방된 한국의 금융은 2011년 현재 외국 자본에 의하여 주식시장의 40%, 부동산 약 400만평(강남, 서초, 송파 등 투기과열지구에서의 보유는 이미 10%을 넘어서고 있다.)이 세계적 금융투기자본에 의하여 잠식 되어 있다.

한국에서 금융투기의 문제는 금융사 및 상장 기업의 대주주로 있으면서 책임 있는 경영이나 사회 공헌 등 기업의 사회적 역활에 충실하는 것보단 단기적이고 투기적 수익, 먹튀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조차 불분명한 세계적 금융투기자본의 상장 기업의 소유지분은 평균 30%이고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도 외국인 지분은 절반을 넘긴 51%수준이다.

그 중 우리 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금융사는 더욱 심한 상황이다.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정부가 1대 주주인 우리금융(21.7%)를 빼고 Kb금융(63.4%), 신한금융(61.1%), 하나금융(65.7%)의 세계적 금융투기자본 지분의 모두 60%를 넘는다. 이미, 금융투기 자본은 한국 자본시장 일반적인 진입을 넘어 한국경제에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글로벌 금융이라는 이름하에 금융사의 수익 극대화를 만들기 시작했고 현재 한국은 ‘카지노 금융’만이 남아서 돈 놓고 돈 먹기에만 열중하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과 은행의 적극적인 개입과 자료를 믿은 중소기업들은 키코라는 환 방어 상품에 가입했지만 환 투기꾼이 되고 기업은 부도가 났다. 함께 땀 흘린 수십만 명의 노동자들과 함께 왜 부도가 나는지 이유도 알 수 없이 평생을 일군 사업장이 없어진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금융당국과 은행을 믿었을 뿐이다. 투기꾼으로 몰린 이들은 현재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평생 모은 재산과 명예를 잃어 버렸다.

저축은행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소비자들은 저축은행이 공시한 건전성 지표만을 믿고 예금자보호법에서 보장하는 수준 이상의 예금을 예치하고, 고위험 상품인 후순위 채권에 투자했다. 그러나 올해 10개가 넘는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저축은행이 공시한 건전성 지표는 모두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각종 로비ㆍ특혜 의혹에 휩싸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와 금융당국은 아무런 책임도 처벌도 되지 않는다. 금융기관은 여전히 천문학적인 수익을 내고 있으며 각종 금융관련 정책실패와 사건을 초래한 금융당국의 담당자는 회전문 인사로, 수 억 원의 연봉과 천문학적인 인센티브를 받는 금융기관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피해를 보는 것은 오직 시민들 뿐이다. 해당 피해가 욕심과 무지로 인한 것이라고 사회로부터 질책 당한다. 뿐만 아니라 금융사건ㆍ사태의 해결 또한 시민들의 혈세로 해결한다.

누구를 위한 금융이며 누구를 위한 금융당국인가 !

금융을 규제해야 한다. 출처가 불분명한 투기 자본을 차단해야 한다.

금융정책의 책임을 규명해야한다.

금융피해를 보상해야 한다. 금융투기자본의 탐욕과 금융당국의 감독 기능 상실로 일어난 일련의 모든 금융 피해에 대해서 금융당국은 책임을 지고 보상해야 한다. 공적자금이라는 이름으로 투입되는 시민들의 세금은 금융기관이 아닌 국가와 사회를 책임지고 있는 시민 모두를 위해 쓰여 져야 한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협회, 투기자본감시센터, 금융소비자권리찾기연석회의는 금융투기자본에게 경종을 울리는 세계적 운동에 함께 하고자한다. 10월 15일 14시,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금융규제, 금융정책·관료 책임규명, 금융피해 보상을 촉구하며 무능하고 부패한 금융당국과 탐욕스런 금융자본이 밀집한 여의도를 점령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