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진 기자] 의정부지검이 23일 억지로 키스를 하며 성폭력을 하는 가해자의 혀를 깨물어 3분의 1이 잘리게 한 혐의로 입건된 A(23·여)씨를 정당방위로 인정하고 불기소 처분했다. 가해자인 이씨는 강간치상죄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 6월 새벽 혼자 술을 마시러 가던 중 탑승한 택시의 운전기사 이모(54)씨가 함께 술을 마셔주겠다는 제안에 이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

횟집에서 술을 마시다 이씨의 집으로 자리를 옮긴 A씨는 성폭력 위협을 느끼고 이씨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방문을 잠갔지만 이씨는 문을 부수고 들어왔다.

이씨가 A씨의 신체부위를 만지고 강제로 키스를 시도하자 A씨는 이씨의 혀를 깨물었고 이씨는 이로 인해 혀의 3분의 1이 절단돼 언어장애를 입게 됐다.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은 지난 9월 A씨를 중상해 혐의로, 이씨를 강간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일반 시민들이 참여한 검찰시민위원회에서 “상해의 정도는 가볍지 않으나 혀를 깨문 것이 피해자가 처한 위험에 비해 과도한 대항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성폭행 위험 상황에서 적극적인 자기방어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정당방위로 인정한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 이후 우울증세를 보이는 A씨에게 심리치료와 비상호출기(위치추적장치)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해 돕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