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EPL 아스널전에서 리그 첫 골을 성공시킨 박지성 ⓒAP통신

[이희원 기자] 17일(현지시각) 지난 유럽챔피언스리그(UEFA) 공식 기자회견장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박지성(31)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왼편에 앉아 인터뷰에 나섰다. 챔스 공식 기자회견에 동행한다는 것은 경기를 이끌어갈 팀의 얼굴을 내보내기 마련이다. 이에 ‘선발투입’은 물론 퍼거슨 감독의 무한신뢰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8일(현지시각) 23인에 이름을 올리며 루마니아 오텔룰 갈라치와의 C조 예선 3차전에서 선발 명단에서 박지성은 제외됐고, Sub에 이름을 올렸을 뿐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는 벤치신세를 면치 못했다.

퍼거슨 감독이 그를 벤치에 앉혀둔 이유로 여러 가지 설이 난무한 가운데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당초 맨유가 UEFA 조편성을 받았을 당시 ‘황금시드’를 받았다며 무난한 예선통과를 예상해왔다. 그러나 맨유는 약체로 평가받아온 분데스리가의 벤피카와 스위스의 바젤까지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해 C조 3위로 밀리며 맨유팬들에 실망감을 안겨왔다.

이에 퍼거슨 감독이 내놓은 카드는 ‘1승’을 올리기위한 공격자원의 활용이다. ‘산소탱크’ 박지성이 공수에 능란한 윙어로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날 퍼거슨은 그를 제외함과 동시에 교체명단의 이름에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7)를 비롯해 마이클 오언(36) 대니 웰백(22)까지 3명의 공격수 명단을 올려 ‘챔스 1승’을 위한 라인업을 준비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른 한 가지 요인은 오는 23일(현지시각)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 9R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전을 위해 박지성카드를 잠시 묻어놓겠다는 포석을 숨겨둔 것이 아니냐는 것. 지난 리버풀과의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둬 1위를 맨시티에게 내놓은 상황에서 맨유는 이번 올드 트라포드전에 1위 탈환을 위해 ‘빅클럽 킬러’인 박지성을 포함, 수비라인업을 강화하는 포메이션을 활용하겠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박지성은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 이번 챔스 선발제외는 오히려 오는 23일 EPL 9R 맨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전에서 선발 가능성이 높아진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편 오는 23일 맨체스터 더비를 앞둔 맨유는 챔스 오텔룰과의 원정에서 웨인 루니(26)의 2개의 PK로 1승 1무를 거두며 C조 2위에 올라서며 챔스 16강행 행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