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군산경찰서 은파파출소 경장 전성표] 최근 뉴스를 보는 것이 몹시 겁이 난다. 2월은 ‘가족범죄의 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정 내 흉악한 범죄가 늘고 있어 많은 이들의 두려움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별거 중인 아내를 불러 달라며 경찰관과 대치를 하고 흉기까지 휘둘러 아내의 전남편과 의붓딸까지 목숨을 잃게 한 사건은 국민들로 하여금 극악무도한 사건으로 기억되고야 말았다. 이제는 개인의 가정사라는 이유로 지켜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웃과 소통하며 가정 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이 열려야 한다.
그리고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가족범죄는 2012년 1,036건, 2013년 1,142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최근 6년간 매년 평균 1,143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는데 가족 살해는 매년 평균 56건이다. 살인사건의 약 5%인 것이다.
이에 대한 가정폭력의 원인을 살펴보면 ‘가부장적인 가정문화’를 꼽을 수 있다고 한다. “아내가 내 말을 듣지 않아서 때렸다!”라고 말하는 가해자 남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한 부모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들 수 있는데 자식의 일이 안 풀리는 것을 부모의 탓으로 돌려 부모를 살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 부모가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해 자식과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사례 등이 있다.
중요한 것은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자녀들인 것이다. 가정폭력을 일상적으로 목격한 어린이는 눈으로 본 것을 인식하는 뇌의 ‘시각령’ 일부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또한 가정폭력은 학교폭력과 사회범죄로도 이어진다. 학생들이 어릴 때 본 폭력적인 행동을 내면화해 공격성을 갖게 됨으로써 또래집단과의 관계에서도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즉, 성폭력범과 살인범 중 아동 청소년기 가정폭력 경험자가 많은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가정폭력이 폭력의 근원이자 범죄라는 인식을 널리 알리고 이를 예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지난해 10월부터 여성가족부가 경찰청, 지자체 등과 매월 8일을 ‘보라데이’로 지정하고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활동을 하고 있으니 많은 이웃들의 참여를 부탁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신고가 가장 먼저이다.
처음 한두 대 맞았을 때 대부분 피해자가 신고를 하지 않지만 그때 바로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폭력 상황이 10년, 20년 고착화되면 문제가 너무 깊어지고 맞는 입장에서도 체념화되면서 점점 더 고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 피해자가 신고를 꺼리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조건 없는 지원과 경제적 자립 기반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며, 이밖에 가정폭력 피해여성과 그 가족을 보호하는 시설에 대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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